본문 바로가기

영화/장편영화

'리뷰의 모든것' 강의를 들으며 쓴 <스펜서> 리뷰

최근 2주동안 클래스 101의 씨네21 김소미 기자님의 '리뷰의 모든것' 이라는 강의를 들었다. 아직 완강하지는 못했지만 챕터 3까지의 배운것들을 나름 섞어가며 쓴 스펜서 리뷰이다. 나의 주관적 견해라고는 찾아볼수? 없지만 기본적인 리뷰의 '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 강의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스펜서>

(1) 스토리, 줄거리 요약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샌드링엄 별장으로 간 다이애나(크리스틴 스튜어트). 영국 왕실의 숨 막히는 전통, 남편의 외도 등 스트레스 가득한 이곳에서 그녀는 환각을 보게 된다. 별장을 빠져나와 원래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자살을 결심한 순간 환각속 앤 불린이 그녀에게 도망치라고 외친다. 윈저가의 틈에서 발디딜 곳 하나 없던 다이애나의 해방은 비로소 시작된다.<스펜서>는 영화 제목에서부터 ‘스펜서’ 라며 표면적으로 결말을 드러내지만, 막상 결말을 직접 보기 전 까지 제목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긴장감을 담은 영화다.

(2) 플롯, 내러티브 심층묘사
사건의 플롯은 간결하다. 오히려 다이애나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허술하게 느껴질 수 있다. 크리스마스이브 부터 박싱데이까지 단 3일 동안의 다이애나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느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다이애나의 환각을 함께 경험하게 되는데 고조되는 현악기들의 소리, 뒤바뀌는 등장인물들의 얼굴을 통해 마치 어지러운 VR게임을 하는 감각을 안겨준다.

(3) 비슷한 장르 영화분석
파블로 리라인의 실존인물을 영화화 한것들 중 <재키>가 떠오른다. 사회적으로 고위직에있는 남편을 둔 여성의 이야기. 이와 비슷한듯 다른 <스펜서>는 기존 다이애나 이야기에 호러영화를 두방울 섞은 느낌이 든다. 실제론 있었다고는 할 수 없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예를들면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현실과 환각의 괴리감을 주는 장면이라던가, 흡사 호러영화의 사운드 클리쉐를 따르는 스코어를 통해 인물이 느끼는 공포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기념 사진을 찍기위해 모인 영국 왕실가족(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4) 자신이 생각하는 명장면 디테일 분석
영화의 첫 장면부터 군용 트럭이 줄을 지어 죽은 꿩 옆을 아슬하게 비켜 지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왕실 사냥을 위해 훈련된 꿩, 그 꿩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멀리 도망가렴” 그 대사는 다이애나가 마치 자신에게 외치는 말처럼 들린다. 영화의 후반부 총성이 들리며 꿩 사냥이 시작될 때 허수아비가 입고 있던 아빠의 재킷을 입고서 다이애나는 꿩 사이에 섞여드는 위험한 행위를 한다. 꿩 사냥은 중지되고 자신의 두 아들을 데리고 집에 가자며 외치는 다이애나의 모습 그이후 샌드링엄 별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은 왕실의 속박에 대한 해방을 마치 사냥용 꿩과 새를 내쫓는 허수아비를 연상시키며 다이애나의 대사 또는 의상을 통해 시각적 이미지로 확실한 메타포를 보여준다.

(5) 개인적으로 ‘카타르시스’ 를 느낀부분 묘사
다이애나는 해방감을 느끼며 차 안에서 음악을 크게 튼다. 이때 흘러나오는 음악 All i need is a miracle 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별장에서는 틀지못한 히터를 심지어 오픈카임에도 불구하고 튼다. 노래의 반복되는 가사처럼 다이애나에게 절실히 필요했던것은 ‘기적’이 아닐까 그 기적을 받아들인 다이애나는 세상 어느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목적지없는 드라이브를 한다. kfc 드라이브 스루에서 주문하는 장면에선 직원이 이름을 물을 때 윈저 가문이 아닌 스펜서 라는 이름으로 주문을 받는다. 오프닝 시퀀스 때의 다이애나는 길을 잃어 식당 한복판에서 Where am i? 길을 묻는 듯 하지만 마치 자신의 윈저와 스펜서 사이에서의 혼란함을 미리 야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 kfc 에서는 그 물음에 답을 하듯 당당하게 ‘스펜서’ 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스펜서>는 잘 짜인 십자말풀이를 하는 듯 영화 전반에서 자유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요소들을 하나씩 조합해 마지막에 다 완성된 하나의 퍼즐을 보는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