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부산평화영화제 리뷰
부산평화영화제란?
부산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하는 부산평화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모두 함께 평화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2010년 첫 개최 후, 지금까지 평화를 담은 다양한 영화를 통해 많은 관객들과 교감했습니다.
인권, 환경, 통일을 비롯하여 전쟁과 폭력, 차별에 반하는 우수한 영화들을 통해, 평화를 잊고 있거나 평화를 고대하던 사람들이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영화제는 올해 2월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속 전 세계가 평화의 위협을 겪고 있기에 올해의 슬로건 '모질게 다시'로 평화를 향한 우리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다져나가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10월 27일 목요일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을 방문했습니다.
제13회 부산평화영화제는 10월 27일을 시작으로 30일 일요일까지 진행하지만 여건이 안되어 방문하지 못한 분들은 인디그라운드 홈페이지 온라인 상영관에서 관람 가능합니다.
https://indieground.kr/indie/selectOnlineList.do
미리 사전예약을 통해 예매를 해 둔 상태라 데스크에서 예약자 이름을 말하고 관람권을 받았습니다. 영화 3편 이상 관람 시 영화제 굿즈도 증정한다고 합니다.
모퉁이 극장 2층에서는 각종 전쟁과 평화 관련 전시회를 진행하는데요.
우크라이나 평화기원 전시회를 통해 종전을 기원해보기도 하고 다시 한번 전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반대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그림을 통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의 상영작 중 <그림자 꽃>이라는 평화. 통일 다큐멘터리를 관람 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작품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그림자 꽃> 관객가의 대화
주윤정 진행자
<그림자 꽃>이라는 제목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승준 감독님과 김련희 선생님께 그림자 꽃이란 어떤 의미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승준 감독님
꽃이라는 게 되게 소중하고 아름답고 의미가 있는 그런 존재인데 그림자 꽃이라 하면 이제 꽃이 가져야 할 본질까지 굉장히 중요한 색깔과 향기가 없는 거죠.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게 되면 그리고 그 시간이 흘러가게 되면 이렇게 기억이 흐릿해지는 거죠.
그래서 이런 의미를 좀 담게 되었습니다.
김련희 선생님
처음 제목이 그림자 꽃이라 들었을 때 와닿았던 것은 꽃이라는 건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향기와 아름다움 만질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건데 분명 얼마 멀지도 않은 곳에 저희 가족이 살아있단 말이에요. 남편도 있고 딸도 있고 그런데 그림자 같은 가족이라 내가 손잡을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그러니깐 저한테는 분명히 가족이 살아있는데 그림자 같은 가족이 살아있는 거죠.
주윤정 진행자
다큐에서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따님한테 엄마는 떳떳하게 살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그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씀해 주세요.
김련희 선생님
그때 전화할 때 한국에 온 지 4년인가 됐을 때였어요. 저는 두 달동안 중국을 여행하고 간다고 했는데 딸은 두달 놀러 간다 더니 어른이 되도록 안 돌아오는 엄마가 우리를 버리는 건 아닌지 숨어서 뭐 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겠죠 전 딸한테 비록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끝까지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거죠.
주윤정 진행자
남북관계를 그리는 다큐 작업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 <그림자 꽃> 에서 부각하고 싶으셨던 어떤 메시지나 아니면 다른 측면으로 이런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것들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승준 감독님
제가 해외 영화제를 다니다 보면 북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들이 간혹 나와요 유럽이나 북미 쪽에서 많은 영화들이 나오는데 그런 작품들이 대체로 비슷해요. 체제를 조롱한다던가 다른 한국 감독님들하고 보면서 되게 불편하다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다른 타국에 비해 저희는 북한에 갈 수 없으니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게 제한이 있었는데 그러던 차에 이제 김련희 씨를 알게 된 거고 우리는 제한된 어떤 정보들을 가지고 우리랑 이게 달라 다르니깐 나빠 그래서 없어져야 돼 라는 식의 교육을 받아왔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비슷한 것을 얘기해보면 어때 라는 것을 초점으로 작업했습니다.
관객 질문
북한에서 어떻게 촬영하신 건가요?
이승준 감독님
제가 핀란드에 촬영하는 친구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북쪽 당국의 허락을 받아서 간 것이고 허가받는데 1년 정도 걸렸고 두 번 정도 방문했습니다.
관객 질문
장기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찍으시면서 힘드셨던 부분이나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이승준 감독님
평양 촬영 같은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1년 정도 걸리고 그때는 연락도 잘 안되니깐 저는 이 다큐멘터리가 해피앤딩이면 좋겠다 라는 굉장히 낭만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남북정상회의하면서 저도 느꼈거든요 롤러코스터처럼 희망고문이라고 이제 영화를 끝낼 수 있겠구나 그런데 그게 안되는 거죠. 그래서 마무리를 어떻게 하는가 그게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주윤정 진행자
마지막으로 김련희 선생님께 그림자 꽃이 아닌 진짜 꽃이 되어 따님을 만난다면 같이 먹고 싶은 거 혹은 같이 해보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김련희 선생님
저번에 베트남 대사관에 뛰어들어 갔을 때 또 문재인 정권 때 정상 회담할 때 그럴 때마다 집 가면 뭐할까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 인간이 간사하다는 게 저는 누군가의 딸이잖아요. 그 누군가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저는 딸이 먼저 되고 싶었어요.
가자마자 엄마 손잡고 장 봐가지고 엄마 옆에 앉아 엄마가 해주는 밥 먼저 먹고 싶은 거 이게 제일 먼저 해보고 싶어요. 내 딸도 엄마 밥을 먹고 싶을 텐데 나는 딸이 먼저 되고 싶어요.
이번 <그림자 꽃>을 관람하면서 앤딩크레딧과 함께 나온 음악이 이 다큐멘터리를 관통한다고 느껴졌다.
이승준 감독님이 작사 김련희 선생님이 직접 부른 이 노래는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녹아들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nC90eI_xbo